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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 ‘성폭력 한의치료’ 교육사업, 여성과총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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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여한 ‘성폭력 한의치료’ 교육사업, 여성과총서 지원

최유경 여한의사회 학술이사 인터뷰
‘심화 과제’ 선정은 처음…사업 추진 탄력
피해자 치료 맡을 ‘한의사’와 ‘공공단체 종사자’ 대상
의료계와 연계 방안·젠더 감수성의 필요성 등 교육
프로그램 정착 위해 추후 한의협·한평원과 연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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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던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운동’에도 불구하고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서 보듯, 사건 재판장마저 성인지감수성 부족 논란이 일고 있는 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성범죄가 아직도 일상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건, 고통 받는 피해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얘기지요. 한의사가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설계돼 현장에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최유경 대한여한의사회(이하 여한) 학술이사(가천대 한의학과 교수)는 한의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한이 최근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여성과총)로부터 7개월(4월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동안 사업 지원을 받게 된 것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여성과총은 여성과학기술인의 발전을 도모하고 양성평등 비전을 달성하고자 국내외 과학기술 모든 분야의 여성과학기술단체가 연합한 단체다. 현재 69개 단체가 등록돼 있고, 여한 역시 회원단체로서 여성과총의 비전을 함께하고 다양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여성과총에서는 매년 회원단체별 역량강화, 지식나눔실천, 여성과학기술단체와 여성과학기술인의 위상 제고를 목표로 ‘기본’과제와 ‘심화’과제로 나눠 단체지원사업을 진행하는데, 여한이 신청한 ‘성폭력 관련 사회안전망 확충 및 피해자 의료지원 한의 의료인의 역할 강화를 위한 교육활동’이 심화과제로 선정된 것이다.

 

최 이사는 “기본과제 지원은 몇 차례 받은 적이 있었지만 ‘심화’과제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원을 받게 되면서 여한이 작년부터 추진해 온 성폭력 피해자 한의의료 지원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는데 동력을 얻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향후 사업을 신청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의계의 과학적, 사회적 역할을 여성과총 내에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도 진일보한 점”이라는 최유경 이사로부터 사업에 대한 소개와 추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해당 사업에 대한 소개. 

 

‘성폭력 피해자 한의의료지원시스템 구축을 위한 교육활동’으로 정확히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범 운영하는 사업이다. 크게 두 방면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는 ‘한의사와 예비한의사’를 대상으로 한 우리 내부의 기초역량 강화 교육이고, 또 하나는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 등 ‘공공서비스 단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소개와 워크숍이다. 

 

한의사 내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난해 실시한 ‘성폭력 피해자 한의의료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한의계 인식조사연구 사전 연구’에서 확인됐다. 한의사 대상 설문 조사인데, 많은 준비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나왔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자 진료를 위해서는 민감한 ‘성인지감수성’을 갖춰야 하고 성폭력 피해자의 특수성을 깊이 이해하며 피해자를 치료할 한의학적 능력이 충분해야 한다. 또 필요한 경우 상급 의료기관이나 사회 공공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의 삶을 변화시키고 도울 수 있는 전문성도 수반돼야 한다. 

 

진료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한의계 내 다양한 차원의 성폭력 피해자 진료교육프로그램과 진료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번 교육활동은 그 첫 단계로 그동안 기존 의료인 교육에서 취약하거나 간과돼 왔던 사회의학적 교육, 즉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 진료를 위해 필요한 ‘배경’에 대한 교육이 시범적으로 진행된다. 사회안전망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의료계와 어떻게 연계돼야 하는지, 한의계의 자리매김은 어떻게 할 것인지, 성폭력 피해자들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왜 젠더감수성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내용이다. 


◇공공서비스 단체 종사자 대상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

 

우리 내부의 역량을 기르는 작업을 열심히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공공서비스 분야와의 연계가 없으면 현실화 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번 교육활동에 여한과 MOU 체결이 예정돼 있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소속 전국 58개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종사자들을 교육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분들과 워크숍을 진행해 성폭력 피해자의 한의학적 트라우마 치료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한다. 

 

준비하면서 사전 미팅을 해보니 현장에서 직접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을 하는 경우, 단기간의 처치 뿐 아니라 트라우마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법이 미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 한의학과 연계해 좋은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육활동 사업을 마친 후의 계획. 

 

사업을 통해 시범운영하는 사회의학 교육 프로그램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한의사협회 및 한의학교육평가원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좀 더 많은 한의사와 예비한의사들에게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동시에 성폭력 피해자 대상 한의치료에 대한 교육과정과 진료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여한이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한방신경정신과 학회와 한방부인과 학회, 현장에서 피해자 진료경험이 많은 한의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진행하려고 한다. 

 

또 이번 사업에서 관계를 맺은 사회 공공서비스 단체와의 소통 및 교육을 지속해 성폭력 피해 한의치료의 유효성에 공감하는 현장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비율을 높이고자 한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영역에서 사회공공서비스 분야와 한의계가 상호 유기적인 관계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다.   


◇남기고 싶은 말. 

 

성폭력피해자를 대하는 일은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전문 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정신과의 한 영역, 산부인과 치료의 한 영역으로 분리돼 다루기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나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따라서 몸과 마음, 인체와 질병과 사회까지 통합적 관점으로 해석하는 한의학을 바탕으로 성폭력 피해자 의료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매우 의미가 있고, 성폭력 피해자의 삶을 변화시키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연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의 치유’라는 본질에 충실하면서 이를 제도와 연결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자 하는 이유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계획이 성공한다면 자연히 ‘적정한 치유’(‘적정기술’에서 차용)의 기회를 갖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비율을 높일 수 있고 나아가 사회의학으로서 한의학의 역할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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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전국 범죄피해자 지원 연합회와의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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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성폭력 피해자 한의의료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심포지엄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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