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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자문, 법관 경험‧가치관에 영향 미치는 핵심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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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한약

"의료자문, 법관 경험‧가치관에 영향 미치는 핵심 근거"

대한한의학회, ‘2020 의료자문 워크숍’서 의료소송의 특성과 핵심 요건 공유

 

의료자문1.JPG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한의사 등 의료인이 불필요한 의료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환자에게 진료와 처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불가피한 경우 빠르게 전원(轉院) 조치를 해야 한다. 의료 소송 이후에는 의료자문이 판사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므로, 진료기록부나 진료기록 감정 등 사실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를 충실하게 제출할 필요가 있다.

 

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는 지난 18일 서울시 서초구 엘타워에서 '2020 의료자문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 △민원 및 의료자문 분석 및 통계 보고(남동우 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 △의료과실과 인과관계(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 △의료재판의 증거조사 방법과 채부(추진석 서울행정법원 판사)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남동우 이사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대한한의학회에 접수된 의료분쟁 관련 자문요청은 219건으로, 이전 해의 203건보다 16건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감정촉탁서에 대한 자문의뢰’가 1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배상책임보험 관련 의료자문 협조요청’과 ‘사실조회서에 대한 자문의뢰’가 각각 34건, 20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이밖에 ‘의료기기 사용 관련 자문 요청’, ‘한의사협회 회원의 의료자문 의뢰에 대한 자문 요청’ 등이 각각 12건, 5건이었다.

 

남 이사는 “한의학회는  사회 각계 단체에서 의뢰하는 의료 관련 학술 자문에 대해 회원학회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 결과를 취합하고 있다”며 “자문 내용을 보면 보험 지급시 치료‧지급의 적정성, 입원 기간, 의료 과실, 성희롱 문제 등 그 성격이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법원 판단의 핵심은 과실과 인과관계 정도…충분히 설명하고 신속히 전원해야

 

김한규 변호사는 의료 현장에서 환자에게 설명의무나 전원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실’과 ‘인과관계’ 여부에 따라 판결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설명 의무는 의료인이 의료 행위에서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경우 환자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설명을 했다는 데 대한 증명 책임은 의사에게 있으므로, 의사는 자신이 설명한 내용을 문서화해 보존해야 한다.

 

설명 의무를 다 하지 않으면 위자료가 청구되거나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에 대한 모든 손해가 청구될 수 있는데, 관건은 의사의 설명 여부와 중대한 결과 사이에 과실과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있었는지의 여부다. 과실과 인과관계의 정도에 따라 손해가 청구될 수도, 기각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인과관계 여부는 환자가 의료 행위로 다치거나 사망해 형사 책임을 지게 된 경우 더욱 중요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한 한의사가 2007년 부작용에 대한 설명 없이 목 부위에 봉침 시술을 했는데, 환자의 쇼크 반응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그러나 환자가 과거에도 여러 번 봉침 시술을 받았고, 봉침시술에 따른 쇼크나 면역치료 발생 빈도가 낮은 점 등을 감안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는 봉침시술의 위험성을 설명했더라도 반드시 봉침 시술을 거부했을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전원(轉院) 의무를 위반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의료인은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거나 치료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전문 치료를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신속하게 전원 조치를 해야 하며, 전원하지 못해 환자가 다치거나 사망에 이를 경우 과실 여부와 인과 관계에 따라 판결을 받게 된다.

 

김 변호사는 “판결 결과 무죄를 선고받더라도, 검찰에 기소되거나 법원에 출두하는 등의 절차를 2~3년 동안 겪으면 한의원 경영에 차질을 빚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등 손해가 크다”며 “의료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려면 되도록 의료행위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다는 근거를 남기고, 전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가급적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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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자문은 법관의 경험과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귀중한 근거자료

 

추진석 판사는 의료행위의 특성과 의료분쟁 관련 재판에서 이뤄지는 감정(촉탁)‧사실조회 등 다양한 증거조사 방법을 소개하면서, 증거조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의료자문이 사실인정에 미치는 과정과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 판사가 소개한 의료행위의 특징은 보호법익의 최고성‧최선의 주의의무‧재량성 및 밀행성‧ 과오 판단의 어려움‧피해자 보호의 필요성 등이다. 의료행위가 생명‧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를 보호할 이익이 가장 크고, 광범위한 재량을 가진 의사 등에 의해 비공개로 진료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신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다루다보니 과학적 분석의 한계와 예측 불가능성이 존재한다. 더불어 소송 절차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는 피해자를 보호하여야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추 판사에 따르면 법원이 사실 인정을 할 때에는 주요사실 뿐만 아니라 간접사실과 개인적 경험이 가지는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간접사실은 인과관계와 과실 등 손해배상의 구성요건은 아니지만, 이런 사실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게 하는 사실이다. 주요 사실이 직접 입증이 되지 않는 의료사건에서는 의료자문을 통해 알 수 있는 각종 의학지식을 비롯한 통계와 수치 등의 간접사실이 해당 사건에서의 인과관계나 과실의 존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법관도 사람인 이상, 관련 사건에 대해 갖고 있는 인상이나 가치관에 따라 일부 간접사실만을 취사 선택하거나 각각의 간접사실이 가지는 가치를 달리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추 판사는 또한 의료소송의 종류를 크게 △진료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불성실 진료로 인한 위자료청구로 구분하면서 과실과 인과관계의 인정 여부가 의료소송의 성패를 결정한다면서 최근 판례의 경향 등을 소개했다.

 

현재 대법원 판례는 의료행위에 따른 ‘나쁜 결과’만으로 ‘의료상 과실’로 인한 ‘나쁜 결과’를 추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료행위가 특정한 결과를 반드시 달성할 필요 없이, 환자의 치유를 위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적절한 진료조치를 다할 것이 요구되는 ‘수단채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재판에서 사실인정의 근거가 되는 증거방법으로는 △진료기록부‧번역문‧의학문헌 등 서증의 제출 △신체감정 △진료기록 감정 △감정의견조회 △감정인 신문 △전문심리위원 활용 등이 있다.

 

추 판사는 “이 같은 각각의 증거방법 형식에 따라 그 요건과 법적 지위가 다른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법관의 간접사실 등 인정의 근거가 됨으로써 소송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추 판사는 이어 감정 등 결과의 채택 여부에 대해 “법관의 자유”라면서도 “감정 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명확한 잘못이 없을 경우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1~2018년 동안 일어난 의료소송 손해배상 접수 건은 876건에서 950건으로 증가했다.

 

한편 이재동 대한한의학회 의료자문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분쟁 해결에 있어 의료분쟁 자문 작성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자문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정확한 학술적 근거가 반드시 기반돼야 한다”며 “이에 학회에서는 의료사고나 학술자문에 대해 보다 효율적인 자문을 제공할 수 있도록 회원학회 전문가들을 모시고 법률 지식을 안내하고 의료사고 예방과 대처 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도영 대한한의학회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대한한의학회 또한 전문가들과 함께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민원 자문에 대한 근거 확보 등 학술적 지원과 자문비의 현실적 조정 등을 통해 자문 전문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축사에서 “대한한의사협회는 예측 불가능한 의료분쟁으로부터 회원들을 보호하고, 오로지 진료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매년 공식 배상책임보험 협력사를 선정해 회원 여러분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물심양면으로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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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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